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국민의힘 혁신과 관련해 "우리 당이 과연 국가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깊이 돌아보는 것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당 지지율 하락이나 지도체제 개편보다 근본적인 자기반성과 방향 설정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장관은 11일 오후 대구시 중구 대구시의회에서 지역 청년들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차기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대해 "전당대회 일정이 확정되면 그에 맞춰 입장을 밝히겠다"며 말을 아꼈다.
자신의 당권 도전을 둘러싼 비판, 특히 대선 패배 책임론에 대해 그는 "대선에서 패배한 데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대구 시민과 경북 도민께서 큰 성원을 보내주셨는데,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은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적 위기가 심화되는 현 시점에서 저 역시 국민의 삶을 지키고 국가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온 힘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민의힘 지지율이 20% 아래로 떨어진 상황에 대해서는 "정당의 지지율은 오르내릴 수밖에 없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지지율에 일희일비하는 것이 아니라, 당이 진정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어떤 길을 가야 하는지 근본적인 고민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국태민안의 길을 제대로 걷고 있는지를 성찰하는 것, 그것이 진정한 당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제안한 최고위원회 해체 및 당 대표 중심의 단일지도체제 전환 방안에 대해서는 "당에서 충분히 논의해 잘 결정할 것으로 본다"며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간담회 현장에서 김 전 장관은 이재명 대통령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현재 5건의 재판을 받고 있는 주범은 이재명인데, 왜 하위 인사들만 처벌을 받는가"라며 "이런 구조는 법치주의를 훼손하고, 사법 질서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가 추진 중인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환수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그는 "한미동맹은 한반도 평화를 지탱하는 핵심 축인데, 전작권 환수는 그 틀을 흔드는 것"이라며 "미국이 한반도에서 손을 뗄 경우, 한국은 중국, 일본, 북한, 러시아 등 4대 강국에 둘러싸여 스스로 평화를 지키기 어려운 처지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을 향해서는 현실에 안주하지 말고 도전정신을 가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절망에 빠져 인생을 포기하거나, 취업이 안 된다고 실업급여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며 "청년들이 열심히 뛰고 하나로 뭉칠 때 당도 살아나고 나라의 미래도 밝아질 것"이라고 격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