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전체 경제 규모의 절반가량이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수년간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추진해왔지만, 수도권 쏠림 현상은 오히려 강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2일 발간한 `2020년 지역산업연관표`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수도권의 총산출액(경상가격 기준)은 전국의 49.9%를 차지했다. 이는 2010년 44.1%, 2015년 46.8%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한 수치로, 수도권 경제 집중도가 갈수록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수도권 다음으로는 동남권이 15.4%를 기록했으나, 2010년 19.2%에서 줄곧 감소세를 보였고, 충청권은 13.7%로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총부가가치 비중에서도 수도권은 54.0%로 절반을 넘겼다. 이는 2010년 51.2%, 2015년 50.7%에서 꾸준히 증가한 결과다. 충청권은 2010년 10.9%에서 2020년 12.5%까지 상승했지만, 동남권(13.4%), 대경권(8.2%), 호남권(8.6%)은 모두 감소세를 보였다.
산업구조 측면에서는 수도권, 제주, 강원이 서비스 중심의 산업 구조를 형성하고 있으며, 충청권과 동남권은 공산품 중심의 산업구조를 보였다. 서울은 전체 산업 중 서비스 비중이 87.5%로 전국 최고였고, 울산(79.4%)과 충남(65.5%)은 공산품 비중이 높았다. 건설업 비중은 세종(13.0%), 강원(11.1%)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지역 내 생산유발계수는 수도권이 1.037로 가장 높았으며, 경기(1.090), 울산(1.073), 서울(1.012) 순으로 뒤를 이었다. 지역 내 부가가치유발효과도 수도권이 0.513으로 가장 높았고, 서울(0.542), 경기(0.519), 강원(0.495) 등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지역 간 교역 구조에서는 수도권의 순이출이 눈에 띄었다. 수도권의 이출 비중은 48.0%, 이입 비중은 43.8%였고, 순이출 규모는 2015년 26조2000억원에서 2020년 72조9000억원으로 약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수도권 외 지역 중에서는 충청권만이 순이출 플러스(12조3000억원)를 기록했고, 나머지 지역은 모두 순이출 마이너스를 보였다.
부가가치 창출 측면에서 2020년 지역 간 교역으로 발생한 부가가치는 699조4000억원으로, 이는 전국 총부가치(2036조2000억원)의 34.3%에 해당한다. 서울은 타지역 최종수요로 유입된 부가가치 비중이 28.8%로 가장 높았고, 이출 비중은 경기(22.7%), 서울(15.5%) 순이었다. 서울은 93조원의 부가가치 순이입을 기록하며 예외적으로 순이입 지역으로 나타났다.
취업 구조는 전 지역에서 서비스업 중심으로 나타났으며, 서울(90.8%), 대전(84.5%) 등은 전국 평균(71.1%)을 크게 웃돌았다. 공산품 중심 취업자는 울산(34.3%)과 경남(24.6%)에 많았고, 농림수산업 비중은 전남(20.9%), 경북(17.2%)에서 높았다. 지역별 최종수요에 의한 취업유발계수는 제주(12.5), 대구(11.7), 전북(11.5) 순으로 나타났다.
각 지역의 최종수요 의존도를 보면, 강원은 지역 내 최종수요 의존도가 56.2%로 가장 높았고, 세종은 타지역 최종수요(42.3%), 울산은 수출 의존도(34.8%)가 각각 가장 컸다.
한국은행 국민계정부 투입산출팀 부상돈 팀장은 "수도권과 충청권의 경제 비중이 2015년보다 상승했다"며 "교역 규모 확대와 자급률 증가가 두 권역의 부가가치 확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수도권은 경제 활동에 필요한 재화와 서비스를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비중이 높아 지역 권역 내 연계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