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이 6월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포함한 4개 상임위원회 위원장을 선출했다. 선출된 위원장은 모두 민주당 소속으로, 국민의힘은 이를 "권력 독식"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날 오후 2시에 열린 국회 본회의에서는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한병도 의원, 법제사법위원장에 이춘석 의원, 문화체육관광위원장에 김교흥 의원이 각각 무기명 투표를 통해 선출됐다. 운영위원장직은 국회 관례에 따라 여당 몫으로 배정돼, 민주당의 신임 원내대표인 김병기 의원이 맡게 됐다.
표결은 각 의원이 4개 상임위원장 후보를 한꺼번에 적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국민의힘은 이에 반발해 본회의에 불참하고 의사 진행을 거부했다. 본회의장 좌석에는 "중립포기 국회의장 국민들이 분노한다", "묻지마식 의회폭주 민주당식 협치파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이 붙었다. 국민의힘 의원 전원은 본회의 개의 직후 퇴장한 뒤 규탄 대회를 열었다.
예결위원장에 선출된 한병도 의원은 원광대학교 총학생회장과 전북지역학생대표자협의회 조국통일위원장을 지냈으며, 17·21·22대 총선에서 당선된 3선 의원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냈고, 이재명 대통령 후보의 캠프 상황실장을 맡은 바 있다.
법사위원장 이춘석 의원은 변호사 출신으로, 원광대 법학과 겸임교수를 역임했다. 18대 국회에서 처음 당선된 후 원내부대표, 대변인, 20대 국회 후반기 기획재정위원장, 국회사무총장 등을 두루 지낸 중진 정치인이다.
문체위원장 김교흥 의원은 인천대학교 총학생회장을 거쳐 15대 국회에서 보좌관으로 정계에 입문했고, 17·21·22대 총선에서 당선돼 3선 고지에 올랐다. 민주당에서는 인천시당위원장과 수석사무부총장을 지냈고, 21대 국회에서 행정안전위원장을 맡은 바 있다.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김병기 의원은 26년간 국가정보원에서 근무한 경력을 지닌 `정보통` 인사로, 20대 총선에서 국회에 입성해 이후 내리 3선을 지냈다. 지난 13일 민주당의 새 원내대표로 선출되며 여당의 원내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이날 본회의에서는 기존 상임위원장들의 사임 건도 함께 의결됐다. 박찬대 전 원내대표의 운영위원장직 사임안,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전재수 의원의 문체위원장직 사임안, 그리고 당 대표 경선 출마를 이유로 한 정청래 의원의 법사위원장직 사임안이 차례로 처리됐다.
또한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여객기 참사와 관련한 진상규명 및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위원회의 활동 기간 연장안도 이날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야당의 퇴장과 강한 반발에도 불구하고, 우원식 국회의장은 "상임위원장을 비워두는 것은 시급한 민생·경제 법안 처리를 어렵게 만들어 국민이 납득하기 어렵다"며 "고심 끝에 선출안을 상정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여야가 새로운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에서, 22대 국회 초기에 정한 원구성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