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국정원, 북한의 7~8월 러시아 추가 파병 가능성 제기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국가정보원은 6월 26일 국회 정보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이 오는 7~8월 중 러시아에 추가로 병력을 파병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또 최근 휴전에 돌입한 이스라엘과 이란의 상황에 대해서도 "갈등의 불씨가 남아 있어 언제든 교전이 재개될 수 있다"며 중동 정세의 불안정을 경고했다.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국정원은 중동 및 유럽 전황과 관련한 주요 현안, 교민 안전 대책, 그리고 북한군 동향 등을 보고했다.

국정원은 먼저 "이스라엘과 이란이 무력 충돌 이후 12일 만에 전격적으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양측의 적대감이 여전하다"며 "이스라엘은 정치적 계산에 따라 전쟁을 재개할 수 있고, 이란도 내부 결속을 위해 다시 전면전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는 이스라엘과 이란 내 교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출국 지원과 현지 상황 점검을 지속하고 있다.

북한의 러시아 파병과 관련해서는, "지난해 10월 1만1000명을 1차로 파병한 데 이어 4000명의 2차 추가 파병이 있었고, 최근에는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 재건을 위해 공병 및 건설 병력 6000명을 추가로 투입하기로 했다"며 "러시아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의 방북 시점과 실제 파병 간 시간 차이를 고려할 때, 추가 병력 투입은 7~8월경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또한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1000만 발 이상의 포탄과 미사일, 장사정포 등을 지원했고, 러시아는 이를 바탕으로 크루스크 지역을 탈환했으며 우크라이나의 루한스크, 도네츠크, 헤르손, 자포리자 등 4개 지역의 80% 이상을 장악한 것으로 분석했다. 현재 러시아는 이들 점령지 방어와 함께 우크라이나 수미주에 대한 대공세도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북·러 간 군사협력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북한군의 추가 파병은 한반도 안보에 실질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이에 대비해 재외국민 안전 확보와 안보 파장을 최소화하는 데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크루스크 탈환을 통해 대러 협상력을 높이려 하고 있지만, 수미주 방어에 전력을 분산해야 하는 상황이라 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7~8월 하계 대공세를 감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는 본토 공군기지 타격과 무기 지원을 통해 국면 전환을 시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정보위는 종전 협상을 둘러싼 미·러·우크라이나 3자 간 중재 노력도 언급했다. 이성권 의원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미·러 간 정상 통화가 5차례, 미·우 정상회담도 3차례 있었으나, 러시아 점령지 영유권 인정 문제와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등 핵심 쟁점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전황이 급변할 경우 북·러 협력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북한군의 추가 배치나 영토 이동 등이 현실화될 경우를 대비해 한반도 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하고, 종전 이후 러시아 재건 사업 참여를 통한 국익 극대화 방안을 사전 검토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한편, 지난 21일 미국이 GBU-57 초대형 벙커버스터를 동원해 이란의 핵시설 3곳을 직접 타격한 것과 관련해 국정원은 "북한 측의 뚜렷한 반응은 없으며, 반응이 나타날 경우를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벙커버스터의 효과에 대해서는 "토양, 지형, 암반 등 변수에 따라 파괴력 차이가 커 단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번 정보위 보고에서는 NATO 회원국이 2035년까지 국방비를 GDP의 5%까지 증액하기로 합의한 사실이 언급됐으며, 남북협력이나 대북 대화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석 국정원장은 정보위에서 "국정원은 성과 중심으로 일하고 있으며, 한반도 긴장 완화에 기여할 수 있는 모든 영역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