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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코 원전 수주로 A등급 유지한 한수원, 대왕고래 프로젝트 실패한 석유공사는 C등급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4일(현지시간) 발주사인 체코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체결했다. 투자 규모로도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체코 정부가 예상한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5000억원), 2기 약 4070억 코루나(약 26조원)다.
한국수력원자력이 체코 신규 원전 사업에 대한 본 계약을 4일(현지시간) 발주사인 체코 두코바니II 원자력 발전소(EDU II)와 체결했다. 투자 규모로도 체코 역사상 최대 규모다. 체코 정부가 예상한 사업비는 1기 약 2000억 코루나(약 12조5000억원), 2기 약 4070억 코루나(약 26조원)다. ©뉴시스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한국수력원자력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A등급을 유지했다. 반면, 대규모 해양 탐사 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사실상 실패로 돌아간 한국석유공사는 C등급을 받으며 대조적인 결과를 보였다.

기획재정부는 20일 서울 정부서울청사에서 임기근 제2차관 주재로 제7차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개최하고, "2024년도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결과 및 후속조치"를 심의·의결했다. 이번 평가는 2023년 말 확정된 경영평가 편람을 기준으로 87개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정부는 주요 사업 성과, 재무 실적, 경영관리 역량, 정책 이행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등급을 부여했다. 이번 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탁월(S)`을 받은 기관은 없었으며,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15개 기관이 우수(A) 등급을 차지했다.

한수원은 지난해 원전 이용률이 높아지는 등 계량 지표 전반이 우수했던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한수원 관계자는 "예방 정비 기간이 단축됐고, 운전 정지 사고가 발생하지 않아 이용률이 자연스럽게 상승했다"고 밝혔다.

특히, 약 26조 원 규모에 달하는 체코 원전 수주 성과가 등급 유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 사업은 지난해 10월 한수원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며 본격화됐고, 최종 계약은 올해 6월 체결됐다. 이번 경영평가가 전년도 실적을 기준으로 이뤄지는 만큼, 당시 수주 성과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반면, 한국석유공사는 심해 가스전 개발사업인 `대왕고래 프로젝트`가 좌초되며 C등급에 머무르게 됐다. 이 사업은 지난해 6월부터 동해 울릉분지 일대에서 본격 추진됐으나, 경제성 평가를 맡은 미국 액트지오사의 분석 신뢰성 논란과 시추 한 공당 1천억 원에 달하는 고비용 구조로 인해 여러 문제에 직면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12월 첫 탐사 시추에 돌입했지만, 올해 2월 발표된 분석 결과에서 경제성이 없다는 결론이 나오며 프로젝트는 사실상 중단됐다. 현재 다른 광구에 대한 탐사를 위해 해외 기업들과의 협력을 모색 중이지만, 2025년도 정부 예산안에서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되며 사업 지속 여부조차 불투명한 상황이다.

석유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계량 지표 자체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안다”면서도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한 내부 입장은 아직 정리 중”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영실적 평가는 민간 전문가 100명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공기업 32곳, 준정부기관 55곳을 대상으로 약 4개월간 평가를 진행하고 외부 검증 절차까지 포함해 이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