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주시민 절반가량이 내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를 선택할 수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대선 직후 민주당에 대한 지지가 여전히 압도적인 가운데, 유권자들의 표심이 인물과 정책 중심으로 움직일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 정치 지형에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19일 뉴시스 광주전남본부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 15일부터 16일까지 광주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82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정당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75.9%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어 국민의힘 6.8%, 조국혁신당 5.0%, 개혁신당 3.6%, 진보당 1.6% 순으로 나타났으며, 기타 정당은 1.1%, 무응답 또는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5.9%로 집계됐다.
이 같은 결과는 제21대 대선 직후 시점으로, 민주당에 대한 지지 쏠림 현상이 여전함을 보여준다. 그러나 같은 조사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인물이나 정책이 괜찮다면 민주당이 아닌 다른 정당 후보도 지지할 수 있다"는 응답이 49.2%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제1여당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민주당 후보를 계속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47.6%였으며, "잘 모르겠다"는 유보층은 3.1%로 조사됐다.
연령과 지역, 성별에 따라 응답 경향은 다소 차이를 보였다. 인물과 정책에 따라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동구(53.8%)를 비롯해 18~29세(65.6%), 30대(60.6%), 남성(54.5%)층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반면 민주당 지지 지속 응답은 남구(49.9%)와 서구(49.0%)에서 높았으며, 연령대별로는 50대(59.3%), 성별로는 여성(51.9%)이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조사에서는 조국혁신당의 지지율 변화도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0월 같은 기관 조사에서는 광주에서 17.9%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국민의힘(8.1%)을 앞섰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5.0%로 하락했다. 이는 대선 후보를 내지 못한 데다 지역에 현역 국회의원이 없어 유권자와의 접점이 줄어든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그럼에도 조국혁신당은 지난해 4월 제22대 총선에서 광주·전남에서 비례대표 득표율이 민주당을 앞섰고, 올해 4월 담양군수 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을 누르고 지방자치단체장을 배출한 바 있다. 이 같은 성과는 내년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의 공천 잡음이나 이재명 정부에 대한 중간평가 민심이 작동할 경우, 민주당 독점 구도를 흔들 수 있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뒷받침한다.
반면 새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원하는 민심이 유지될 경우, 조국혁신당의 성장세가 제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는 정당 간 경쟁을 넘어서, 후보 개인의 역량과 정책에 대한 평가, 그리고 지역 여론의 미세한 흐름이 복합적으로 얽힌 치열한 경쟁 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조사는 국내 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100%)를 활용해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1만2169명에게 전화를 시도한 결과, 823명이 최종 응답을 완료해 응답률은 6.8%를 기록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이며, 2025년 5월 말 기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에 따라 성별, 연령별, 권역별 가중치를 적용해 분석했다. 자세한 조사 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