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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석 국정원장 후보자 청문회, 대북관 놓고 여야 격돌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가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 인사청문회에서 답변 중 안경을 고쳐쓰고 있다. ⓒ뉴시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 후보자의 대북관을 두고 여야가 인사청문회장에서 정면으로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자가 과거 친북적 발언을 해왔다며 안보 인식에 문제를 제기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를 인신공격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19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0년 언론 인터뷰에서 북한에 대한 현물 지원이 남북관계에 도움이 됐다고 발언한 사실을 거론하며, "후보자가 너무 친북적인 성향을 지녔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답했다.

송 의원은 이어 "북한은 6자회담에서 9.19 공동성명을 채택한 이후에도 미사일을 발사하고 핵실험을 진행했다"며 "그러한 상황에서 대북 지원이 실제 효과가 있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이 후보자는 "남북관계 차원에서의 지원이었고, 일정한 효과가 있었다"며 "부정적인 사례만 나열하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송 의원은 이 후보자가 2016년 사드(THAAD) 배치에 반대하고, 지소미아(GSOMIA·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주장한 점도 문제 삼았다. 이 후보자는 이에 대해 "그렇게 주장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이다"라고 각각 인정했다. 이어 천안함 피격 사건과 관련해 과거 "우리 사회가 잘못 느끼고 있다"고 발언한 것에 대해서도 질문했으나, 이 후보자는 "기억나지 않는다"고 했다.

이에 송 의원은 "이러한 발언들이 누적된 것이 곧 한 사람의 평가로 이어지는 것"이라며 "이 후보자가 국정원장이 될 경우, 국정원이 대남연락사무소로 전락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발언에 더불어민주당 김영진 의원은 강하게 반발했다. 김 의원은 "국정원장 후보자를 대남연락사무소장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결코 수용할 수 없다"며 "그렇다면 윤석열 전 대통령을 내란수괴라고 부르면 되겠느냐"고 항의했다. 그는 "이 같은 표현은 명백한 인신공격이며, 송 의원은 즉각 사과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문회장은 순식간에 고성이 오가며 소란스러워졌다. 김 의원이 발언 도중 송 의원의 끼어듦에 "지금 발언 중이다"라고 하자, 송 의원은 "왜 반말을 하느냐"고 항의했다. 김 의원은 "반말이 아니다. 경청하라"고 맞섰고, 송 의원은 "빨리 말씀하시라"고 응수하는 등 긴장감이 고조됐다.

송 의원은 이후 "내 발언의 요지는 후보자의 인식 체계와 사고방식이 국정원을 이끌 수장으로서 적절한지에 대한 우려였다"며 "국정원이 대남연락기관화되는 가능성에 대해 경고한 것"이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