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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패배 후 국민의힘 계파 재편 가속

(왼쪽부터)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한 김성원 의원, 송언석 의원.
(왼쪽부터)국민의힘 원내대표 선거 출마 선언을 한 김성원 의원, 송언석 의원. ©뉴시스

6·3 대선 패배 이후 국민의힘 내부에서 계파 구도의 변화가 본격화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내 최대 세력이었던 친윤계는 빠르게 해체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16일 예정된 원내대표 선거와 전당대회를 기점으로 당의 리더십 구조에도 중대한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기존 친윤계로 분류되던 인사들이 차기 지도부 구성과 당 개혁 방향에 대해 각기 다른 입장을 보이면서, 과거의 단일한 계파로 보기 어렵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부에서는 "이제 친윤이라는 말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반응까지 등장했다.

재선 의원들이 주도한 변화도 감지되고 있다. 지난 10일, 재선 의원 다수는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이 제시한 혁신안에 동의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위원장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와 `대선 후보 교체 파동 관련 당무 감사` 등의 과감한 개혁안을 내놓은 인물이다. 이 입장문에는 권영진, 강민국, 김승수, 조정훈 의원 등 과거 친윤계로 불렸던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오는 16일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한 송언석 의원은 선거가 `친윤 대 친한(한동훈)` 계파 간 대리전으로 비춰지는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그는 13일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김성원 의원이나 저 모두 특정 계파와는 관계가 없다"며 "윤 전 대통령을 직접 보좌했던 차관 출신 인사와 경선까지 벌였던 경험이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당내에서는 `친윤`이라는 꼬리표를 떼려는 움직임이 뚜렷해지고 있다. 박수민 원내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친한계는 활동하고 있지만, 그 외에는 계파로 보기 어렵다"며 "윤 전 대통령이 없는 상황에서 현재 구도는 사실상 `친한 대 비(非)한`으로 재편된 상태"라고 말했다.

김문수 전 국민의힘 후보 비서실장을 지낸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친한계는 남아 있을 수 있으나 친윤계는 실체가 사라졌다"고 평가했다.

한편 친한계로 분류되던 인사들 사이에서도 계파 색채를 자제하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6선의 조경태 의원은 친한계 좌장으로 불리며 원내대표 추대설이 있었지만, 계파색이 옅다는 점을 부각하며 오히려 당의 근본적 혁신을 주장하고 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동훈 전 대표의 출마 여부를 둘러싼 친한계 내부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다. 한지아 의원은 지난 11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출마 찬성이 6, 반대가 4 정도의 비율로 팽팽하다"며 "지금은 원내대표 선출과 개혁안 흐름을 지켜볼 시점"이라고 말했다.

오는 16일 열리는 원내대표 선거는 국민의힘 내부의 계파 재편 상황을 가늠할 주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대선 패배 이후 당은 조직력 약화와 대야(對野) 전략 부재로 인해 분열된 상태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김재원 전 최고위원은 "야당으로서 확고한 리더십이 없는 상태에서 우왕좌왕하고 있으며, 당 전체가 지리멸렬한 모습"이라며 "이재명 정부의 독주를 견제하지 못하면 국민의 지지를 잃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