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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김정은과 친서 교환 의지 밝혀… 북한은 수령 거부

2019년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대화하던 모습. ⓒ뉴시스
2019년 6월30일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대화하던 모습.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친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북한 측이 이를 수령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북미 간 소통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다시 고조되고 있다. 백악관은 11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서신 교환에 여전히 열려 있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과의 서신 교환에 열린 태도를 갖고 있다"며, "첫 임기 중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이룬 진전을 다시 이루길 원한다"고 말했다.

NK뉴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 재개를 염두에 두고 김 위원장에게 친서를 보냈지만, 미국 뉴욕에 있는 북한 유엔대표부 외교관들이 이를 수령하는 것을 거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른바 `뉴욕 채널`로 알려진 이 소통 창구는 미·북 간 비공식 외교 루트로 오랫동안 활용돼 왔다.

친서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백악관이 말을 아꼈다. 레빗 대변인은 "특정한 서신 교환에 대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답해야 할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다. 그러나 백악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개방적인 태도를 강조한 것은, 실제 친서 전달 시도가 있었으며, 그 목적이 북미 대화 재개에 있었다는 점을 간접적으로 확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6월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김정은 위원장과 첫 미·북 정상회담을 개최해 비핵화 및 관계 정상화에 대한 합의를 도출한 바 있다. 이후 양측은 몇 차례 친서를 교환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관계를 "좋다"고 평가하며 대화를 지속하려는 의지를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하지만 이후의 후속 협상은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현재까지도 북미 간 공식 대화는 장기간 중단된 상태다.

최근 북한은 러시아와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전략적 입지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외교 전략을 조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과의 대화 재개에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북한이 러시아로부터 제재 회피 수단이나 군사 기술 등 실질적 보상을 얻고 있는 만큼, 당분간 대화의 장에 나설 동기가 낮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가자지구 휴전 중재,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 이란 핵 합의 복원 등 다양한 국제 현안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이 과제들이 어느 정도 정리된 이후에야 북미 대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백악관은 김정은 위원장과의 서신 교환 및 북미 관계 회복 가능성을 열어두겠다는 태도를 유지하면서도, 실제로 언제, 어떤 방식으로 대화가 재개될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현재로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와 국제 정세의 변화가 북미 대화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