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과의 무역 협상이 타결됐다고 공식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 소셜`을 통해 "중국이 미국이 필요로 하는 모든 영구 자석과 희토류를 선제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며 "합의는 완료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본인의 최종 승인만 남아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우리 역시 합의된 바에 따라 중국이 필요로 하는 사항들을 제공할 것이며, 그중 하나는 중국 유학생들이 미국의 대학과 대학원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것은 나에게 언제나 좋은 일이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미국이 그 외에 어떤 양보를 했는지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이 최근까지 유지해오던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관련 기술 수출 통제를 일부 완화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번 무역 합의는 미중 양국이 지난달 스위스 제네바에서 관세 인하 및 비관세 무역 조치 유예에 합의한 데 따른 후속 조치로, 9일부터 이틀간 영국 런던에서 진행된 고위급 회담을 통해 구체적인 이행 프레임워크를 마련한 결과다. 이 회담은 자정까지 이어지는 마라톤 협상으로 진행됐으며, 최종적으로 양국은 주요 쟁점에 대해 원칙적인 합의에 도달했다.
미국 측에서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이 참석했으며, 중국 측 대표로는 허리펑 국무원 부총리가 자리했다. 러트닉 장관은 회담 직후 기자들에게 "중국과 제네바에서 합의한 내용을 실질적으로 이행하기 위한 틀을 마련했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의 최종 승인을 거치면 본격적인 이행이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번 합의는 중국의 희토류 수출 제한을 해소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국은 이미 관세 인하에 합의한 바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총 55%의 관세를 적용받고 중국은 10%의 관세를 부담한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미국의 기본 대중 관세 10%, 펜타닐 관련 관세 20%, 그리고 트럼프 행정부 이전부터 적용되던 약 25%의 추가 관세를 모두 합한 수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무역 합의를 "양국 모두에게 큰 승리"라고 평가하며, "시 주석과 함께 중국시장을 미국 무역에 더욱 개방하는 방향으로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측 대표인 리청강 상무부 부부장 겸 국제무역담당 대표도 "5일 미중 정상 간 통화 및 제네바 회담에서 도출된 합의를 이행할 프레임워크에 원칙적으로 합의했다"며 "이번 성과가 양국 간 신뢰를 높이고 경제·무역 관계의 안정적인 발전에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번 협상에서는 관세 외에도 비관세 조치 일부를 해제하는 데 합의가 이뤄졌다. 중국은 대미 희토류 수출 통제를 완화하기로 했으며, 미국은 중국인 유학생 비자 취소 등 일부 제재를 철회하기로 했다. 그러나 미국 측이 중국에 제공한 전체적인 양보 사항은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미 국무부와 국제교육연구소(IIE)에 따르면, 2023~2024학년도 기준 미국 내 중국 유학생 수는 약 27만7000명으로, 전체 유학생 중 두 번째로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이번 조치를 계기로 유학생 교류 확대는 물론, 미중 간 인적 교류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합의로 장기화되던 미중 무역 전쟁은 해소 국면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양국 간의 기술 패권 경쟁과 경제 전략의 충돌은 여전히 변수로 남아 있어, 후속 협상의 흐름에 따라 새로운 국면이 열릴 가능성도 있다. 미국과 중국은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이행과 추가 합의 도출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