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가 3일 오전 6시부터 전국 1만4,295개 투표소에서 일제히 시작됐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에 따른 조기 대선으로, 향후 5년간 대한민국을 이끌 새 대통령을 결정짓는 중대한 선거다. 유권자들은 이날 하루 동안 한 표를 행사하며, 치열한 여야 경쟁 속에서 민심의 향방을 가늠하게 된다.
여야는 투표율에 따라 승패가 갈릴 수 있다고 보고 각자의 해석을 내놓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달 실시된 사전투표에서 역대 두 번째로 높은 34.74%의 투표율이 기록된 것을 들어, 정권 심판론에 대한 국민의 강한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 주장한다. 민주당 김민석 상임선대위원장은 "본투표 역시 국민들의 걱정과 분노가 표심으로 이어져 높은 투표율로 나타날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영남권 사전투표율이 전국 평균보다 낮았다는 점에 주목하며, 본투표에서 보수 지지층의 결집을 기대하고 있다.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은 "대구·경북에서 투표율 80%, 득표율 80%를 목표로 한다"며 "본투표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구는 25.63%, 경북은 31.52%로 전국 평균을 하회했다.
여야 모두 투표율이 승부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막판까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대변인은 "지지자들이 얼마나 끝까지 투표장에 나오는지가 결정적"이라며, 지지율 역전 현상인 `골든크로스` 가능성을 언급했다. 반면 민주당은 전남 등 호남권의 50% 이상 사전투표율을 지지층 결집의 신호로 해석하며, 본투표에서도 우세를 자신하고 있다.
이번 선거는 오후 8시에 투표가 종료되며, 직후 개표 작업이 시작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자정을 전후해 대략적인 결과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 3사는 오후 8시 10분께 출구조사 결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각 당의 대선 후보들은 이날 자택에서 개표 결과를 기다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인천 계양구 자택에 머물고, 민주당 지도부는 국회 의원회관에 모여 오후 7시 30분부터 생중계를 시청할 계획이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서울 봉천동 자택에서 대기하며, 김용태 비대위원장과 주요 당직자들은 상황실에 집결한다. 개표 진행 상황에 따라 두 후보 모두 국회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경기 화성 동탄신도시 자택에서 대기하다가 저녁 시간대에 국회 의원회관 내 개표상황실로 이동할 예정이다.
당선인 확정은 4일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에 이루어질 전망이며, 곧바로 대통령 임기가 개시된다. 이로 인해 당선인은 별도의 당선인 신분 없이 바로 취임하게 된다.
이번 대선에서 최종 투표율이 80%를 돌파할 수 있을지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마지막으로 대선 투표율이 80%를 넘었던 것은 1997년 15대 대선으로, 당시 김대중 후보와 이회창 후보가 맞붙은 선거에서 80.7%를 기록했다. 이후 대선, 총선, 지방선거를 통틀어 80% 투표율을 넘긴 사례는 없었다.
가장 최근 치러진 22대 총선에서는 67.0%, 윤석열 전 대통령이 당선된 20대 대선에서는 77.1%의 투표율이 나왔다. 이번 선거가 28년 만에 80%를 넘길 경우, 이는 유권자 참여 열기의 분수령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당선인이 확정되면 대통령 취임식은 4일 국회에서 열릴 예정이며, 곧바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대통령 직무의 공백을 최소화하면서도 새 정부 출범을 공식화하는 절차로, 조기 대선이라는 특수 상황을 반영한다.
정국의 향방을 가를 중대한 갈림길에서 유권자들의 발걸음은 계속되고 있으며, 각 당은 개표 종료 순간까지 한 치의 긴장도 늦추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