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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이재명 당선 예측에 촉각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일 오후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지를 개표하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 3일 오후 대전 중구 부사동 한밭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사무원들이 투표지를 개표하고 있다. ©뉴시스

2025년 6월 3일 실시된 제21대 대한민국 대통령선거에서 방송 3사(KBS, MBC, SBS)의 공동 출구조사를 통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게 예측되자, 세계 주요 언론들이 일제히 관련 보도를 내놓으며 그 의미와 파장을 집중 분석했다.

영국 BBC, 미국 CNN과 월스트리트저널(WSJ),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은 이 후보가 51.7%의 지지율로 선두에 섰으며,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39.3%,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7.7%의 득표율을 기록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유력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은 이재명 후보를 "미국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외교에 경계를 표시해 온 좌파 성향 정치인"으로 묘사하며, 그가 대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신문은 이 후보가 자신을 미국 진보 정치인 버니 샌더스에 비유했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한국 외교가 미국 일변도에서 벗어나 중국과 러시아 등과도 관계를 유지하려는 방향으로 전환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 후보는 지난달 인터뷰에서 "한미 관계는 한국 외교의 기본 축이지만, 그것이 곧 미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고 밝힌 바 있다.

CNN은 이번 대선을 "한국 현대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순간 중 하나"로 평가했다. 매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재판 이후 혼란스러운 정치 상황과 맞물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무역 전쟁 및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등으로 인한 경제 불안 속에서 선거가 치러졌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재명 후보의 승리가 단지 정치적인 정권 교체를 넘어, 한국 사회의 안정을 회복하는 데 결정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재명 후보의 외교·안보 정책 기조에 초점을 맞췄다. 이 후보가 선거 기간 중 일관되게 "한미동맹에 기초한 실용주의 외교"를 강조하면서도, 국가 이익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노선을 설정한 점에 주목했다. 신문은 특히 이 후보가 "갈등으로 얻은 승리는 피로스의 승리에 불과하다"며, 진정한 승리는 전쟁이 아닌 평화적 해결을 통해 달성된다고 강조한 발언을 소개했다. 이는 향후 남북 관계에서 군사적 긴장보다는 외교적 관여를 통한 평화 구축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또한 SCMP는 이번 선거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시도와 같은 정치적 논란 속에서 치러졌다는 점을 짚었다. 이재명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윤 전 대통령의 대북 강경 노선을 강하게 비판해온 점도 함께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