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6월 3일 치러진 제21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며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비상계엄 선포와 대통령 탄핵이라는 정치적 혼란 속에 치러진 이번 조기 대선에서, 국민은 정권 교체를 선택했다.
이 대통령은 개표가 94% 진행된 새벽 2시 30분께 48.79%의 득표율로 당선을 확정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는 42.08%,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는 8.04%를 각각 기록했다. 개표 초반부터 우세를 보인 이 대통령은 개표율이 30%를 넘긴 시점부터 방송 3사가 당선 유력 후보로 발표했고, 전날 밤 11시 40분께 당선 확실 보도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자정 무렵 인천 계양구 자택을 나와 부인 김혜경 여사와 함께 여의도 민주당 당사로 향했다. 당사에서 선거대책위원회 관계자들과 인사를 나눈 뒤 국회의사당 앞 연단에 올라 두 팔을 높이 들어 지지자들에게 승리를 알렸다.
이 자리에서 진행된 대국민 연설에서 이 대통령은 첫 국정 과제로 내란 극복을 꼽으며, "다시는 군사 쿠데타가 없도록 반드시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 회복, 민생 안정, 국민의 생명과 안전 보장, 평화롭고 안정된 한반도 구축"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그는 "우리를 지지하지 않은 분들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며, 갈등을 넘어 통합과 공존의 공동체를 만들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이 대통령의 대선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7년에는 당내 경선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2022년에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본선에서 각각 패배했다. 당시 윤 전 대통령에게는 불과 0.73%포인트 차이로 석패했다. 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정권 교체 여론과 윤 전 대통령의 계엄령 선포 및 탄핵 여파에 힘입어 초반부터 1강 체제를 유지하며 승기를 잡았다.
이번 선거가 보궐선거 성격이기 때문에 이 대통령은 별도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과정 없이 당선 즉시 임기를 시작하게 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전 7시에서 9시 사이 전체 회의를 통해 제21대 대통령 당선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임기 시작과 동시에 군 통수권도 신임 대통령에게 자동 이양된다. 합동참모본부 의장은 이 대통령에게 군사 대비 태세와 북한 관련 동향을 보고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 국립서울현충원을 참배하고, 국회에서 열리는 공식 취임 선서식을 통해 새 정부 출범을 선언할 계획이다. 이 행사에는 5부 요인을 비롯한 각 정당 대표, 국무위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 대통령은 정부 출범과 동시에 내각 구성에 착수할 예정이다. 초대 국무총리에는 4선의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사실상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대통령 비서실장에는 3선의 강훈식 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다만 인수위 없이 출범하는 만큼, 당분간은 전 정부의 국무위원들과 함께 국정을 운영해야 하는 상황이다. 현재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국무총리 직무를 대행하고 있으며, 새 총리 임명은 국회 인준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에 따라 내각 개편에는 시간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외교 무대에서도 본격적인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당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했고,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은 미·일·중 등 주요국 사절단과 접견하며 외교를 시작했다. 이 대통령 역시 취임 직후 주요국 정상들과의 통화나 회담 등을 통해 외교 현안을 논의하며 외교 무대에 데뷔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