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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두고 후보 3인 마지막 유세 총력전… "정권 심판 vs 정권 교체 vs 새 보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2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문화의마당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큰절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대통령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둔 2일, 주요 대선 후보 3인이 전국 주요 도시에서 각각 마지막 총력 유세에 나섰다. 각 후보는 유세의 배경과 메시지를 통해 지지층 결집에 집중했고, 선거의 성격과 자신들의 정체성을 분명히 드러내며 유권자들의 표심을 파고들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광장에서 피날레 유세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지난해 12월 3일 불법 비상계엄 선포 이후 여섯 달이 지난 시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내일은 대한민국의 운명이 판가름 나는 날"이라고 말했다. 그는 여의도를 "내란의 어둠을 민주의 빛으로 몰아낸 역사의 현장"이라고 규정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을 이끈 시민들을 치켜세우고 "내란 세력의 부활을 막자"고 호소했다.

이 후보는 국민의힘과 김문수 후보를 향해 "윤석열의 아바타, 전광훈의 꼭두각시가 되려는 자들이 권력을 되찾으려 하고 있다"며, "내란의 종식을 완성하고 경제를 살리려면 민주 세력이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당선된다면 비상경제대응TF를 즉각 구성하고, 주가조작과 불공정 거래에 대한 강력한 처벌을 공언하며 경제정책 방향을 구체적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파이널유세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2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광장에서 열린 파이널유세에서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 손을 맞잡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유세를 펼치며 "방탄 괴물 독재를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방탄조끼나 방탄유리가 아닌, 국민의 지지와 양심이 자신을 지킨다고 말하며, "괴물 독재를 멈추고 깨끗하고 정직한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했다. 또한, 자신의 배우자와 딸을 언급하며 가족이 갖는 도덕성과 윤리성을 강조했고, 이를 통해 상대 후보와의 도덕성 차별화를 시도했다.

김 후보는 "대한민국이 확 뒤집어지고 있다"며 변화의 물결을 강조했고, "내일이 바로 민주주의 혁명과 경제 혁명의 날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탄핵과 계엄 모두 잘못됐다고 밝히며, 자신이 집권하면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겠다고 선언했다. 피날레 유세에는 한동훈 전 대표, 나경원·안철수·양향자 공동선대위원장, 손학규·이낙연 등 반이재명 진영 인사들이 대거 참석해 결집된 보수 진영의 힘을 과시했다.

한편,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는 이날 저녁 대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유세를 진행했다. 이 후보는 대구·경북(TK) 지역을 "범보수 진영의 새로운 씨앗"이라 칭하며, 보수의 재건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는 "계엄에서도 자유롭고, 부정선거에서도 자유롭고, 태극기부대에서도 자유로운 보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기존 국민의힘을 기득권 세력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가 2일 대구 수성구 수성못 상화동산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이 후보는 국민의힘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굴종적이고, 민주당은 무책임한 재정정책으로 나라를 위기로 몰고 있다며, 양당 모두를 향해 "청산의 대상"이라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 요구에 대해서도 "굶더라도 호랑이의 길을 택하겠다"며 완주 의지를 거듭 밝혔다. 특히 김문수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김 후보는 이미 졌다"고 단언하면서, 이준석에게 주어지는 한 표는 보수의 미래를 위한 투자라고 강조했다.

각 후보의 유세는 각기 다른 언어와 전략으로 유권자들의 마지막 선택을 겨냥했다. 이재명 후보는 내란과 경제 위기를 강조하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고, 김문수 후보는 가족과 도덕성, 깨끗한 정치로 정권 교체론을 설파했다. 이준석 후보는 낡은 보수를 벗어나 새로운 정치로 나아가야 한다며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지지를 호소했다.

내일 치러질 본투표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각 진영의 전략과 메시지가 얼마나 유효했는지는 개표 결과에서 확인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