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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사흘 앞두고 판세 가를 마지막 변수들 주목

이재명(왼쪽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가 29일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신촌동 주민센터, 김 후보는 계양1동 주민센터,  이 후보는 동탄9동 행복복지센터, 권 후보는 여수 주암마을회관에서 각각 투표를 마쳤다.
이재명(왼쪽사진부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후보가 29일 사전투표를 하고 있다. 이 후보는 신촌동 주민센터, 김 후보는 계양1동 주민센터, 이 후보는 동탄9동 행복복지센터, 권 후보는 여수 주암마을회관에서 각각 투표를 마쳤다. ©뉴시스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판세를 뒤흔들 수 있는 마지막 변수들에 정치권과 유권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장남 관련 논란, 유시민 작가의 발언 파장, 보수 진영 단일화 가능성, 그리고 지역별 투표율 격차 등은 선거 결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막판 설화와 도덕성 논란

국민의힘은 이재명 후보의 장남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남긴 음담패설과 상습 도박 의혹을 집중 부각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2억 3천만 원에 달하는 도박 자금의 출처를 문제 삼으며,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과 가족관리 능력을 정면으로 겨누고 있다.

여기에 유시민 작가가 유튜브 방송에서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의 배우자 설난영 씨를 향해 "감당할 수 없는 자리에 있으니 제정신이 아니다"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국민의힘은 해당 발언을 여성·노동자·학력 비하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했다. 김문수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갈 수 있는 자리가 따로 있다는 것은 차별"이라며 유권자들의 단호한 심판을 호소했다. 이인선 국민의힘 여성본부장은 "해당 발언은 남성우월주의와 계급주의가 뒤섞인 시대착오적 망언"이라고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는 강원 원주 유세 후 기자들과 만나 아들의 부적절한 온라인 게시물에 대해 "과한 표현에 대해서는 아버지로서 잘못 키운 제 책임"이라며 공식 사과했다. 민주당 강훈식 선대위 상황실장은 유시민 작가의 발언과 관련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개인의 발언 하나하나가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기에 민주 진영 스피커들에게 신중함을 요청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문수-이준석 단일화 여부

막판 보수 진영 단일화 가능성도 주목된다. 김문수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간 단일화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지만, 선거일이 가까워질수록 극적 결말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국민의힘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은 지난 30일 열린 회의에서 “단일화는 아쉽게 무산됐지만 희망의 끈을 놓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재원 후보 비서실장은 이준석 측이 후보 단일화 토론을 제안했으나 결과적으로 협상이 결렬됐다고 밝혔다.

이준석 후보는 “이미 사전투표가 시작된 상황에서 국민의힘이 단일화를 거론하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며 단일화에 선을 그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양머리 걸고 개고기 팔던 이준석 후보님, 단일화 절대 안 한다더니 결국 포기하고 김문수와 단일화할 것”이라며,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두고 견제에 나섰다.

극적 단일화가 성사될 경우, 보수층 결집이 강화돼 선거 구도에 변화를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역별 투표율 격차

투표율 역시 선거 막판에 판세를 가를 변수로 꼽힌다. 지난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의 최종 투표율은 34.74%로, 20대 대선 당시 최고 기록인 36.93%보다는 2.19%포인트 낮지만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지역별로는 호남권의 투표율이 두드러졌다. 전남이 56.50%로 가장 높았고, 전북(53.01%), 광주(52.12%), 세종(41.16%)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대구는 25.63%로 가장 낮았고, 부산(30.71%), 경북(31.52%), 경남(31.71%) 등도 상대적으로 낮은 투표율을 보였다.

민주당은 호남 지역의 높은 투표율이 본투표에서도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민주당 선대위 소속의 한 의원은 “과거 탄핵과 비상계엄 같은 정치적 사건이 이번 선거에서도 투표 참여를 자극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과거 대선에서도 호남의 사전투표율이 높았지만 본투표에서 격차가 줄었던 사례를 들어 유불리를 속단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본부장은 “괴물독재를 막겠다는 국민들의 강한 의지가 높은 투표율로 이어진 것”이라며, 보수층 결집 효과를 강조했다.

명지대 신율 교수는 “호남은 전통적으로 사전투표율이 높고, 보수층은 사전투표에 대한 불신으로 본투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영남권 투표율이 본투표에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번 대선의 향방은 결국 설화와 도덕성 논란, 단일화 성사 여부, 지역별 투표율 격차라는 세 가지 변수에 따라 크게 달라질 전망이다. 남은 사흘간 이들 요인이 어떤 방향으로 작용하느냐에 따라 승부가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