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선을 앞두고 야권 단일화 가능성이 주목받던 가운데,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를 타진하기 위해 국회를 찾았으나 끝내 만남은 성사되지 않았다. 사전투표를 불과 몇 시간 앞둔 시점에서 급히 이뤄진 시도였지만,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되며 단일화는 좌초된 모양새다.
김 후보는 28일 영남권 유세 일정을 마치고 밤늦게 서울로 이동했다. 이후 29일 자정 무렵,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내 이준석 후보 사무실을 직접 찾았다. 하지만 김 후보는 약 한 시간 동안 의원회관에서 기다렸음에도 불구하고 이 후보와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0시 40분경 국회의원회관을 떠났다.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 후보는 “의원회관에 있다고 해서 왔는데, 방문은 열려 있었지만 사람이 없었다”며 “기다려도 오지 않았고, 전화를 아무리 해도 받지 않아서 오늘은 만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만났으면 ‘잘해보자’는 얘기였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내비쳤다.
이어 “사전투표도 있지만 본투표까지 시간이 남아 있으니 계속해서 접촉을 시도할 계획”이라고 밝혔으며, “이 후보와는 평소에는 전화도 잘 됐는데, 오늘은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김 후보는 기자들의 요청에 “이준석 후보가 이 이야기를 볼 수도 있으니 한 말씀 해달라”는 질문에 “우리가 뭉쳐서 방탄 괴물독재를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이준석 후보는 이날 저녁 여의도공원 유세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후보의 단일화 제안에 선을 그었다. 그는 “단일화는 애초에 염두에 둔 바 없다”며 “그래서 안 되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 간의 후보 단일화 가능성은 사실상 종결된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 측도 김문수 후보 측의 접근에 강하게 반발했다. 김철근 개혁신당 선거대책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김문수 후보 측의 단일화 제의는 명백한 허위”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실이 아닌 얘기를 흘리며 혼란을 조장하는 정치공작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지금 이재명 후보를 저지하고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김문수 후보의 즉각적인 후보직 사퇴뿐”이라며 “이준석 후보를 단일후보로 세워 정면승부에 나서야 승리를 담보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