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재단법인 통일과나눔이 설립 10주년을 맞아 5월 26일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국민 보고회를 열었다. 이 자리는 지난 10년간 재단이 민간 차원에서 수행해온 통일 준비 활동을 돌아보고 그 의미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정계, 재계, 학계 등 각계 인사 270여 명이 참석해 재단의 성과를 기념했다.
통일과나눔 재단은 2015년 5월 26일 "나눔이 통일의 시작"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설립됐다. 같은 해 출범한 ‘통일과나눔 펀드’에는 지금까지 총 166만5648명이 참여했고, 순수 민간 기부로 조성된 금액은 1466억 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부금 운용 수익 등을 합치면 전체 규모는 1830억 원에 이른다.
이영선 이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언젠가 다가올 통일의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작은 나무를 심듯 통일 준비를 계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영호 통일부 장관은 축사에서 "통일은 단순한 바람으로는 이뤄질 수 없고, 체계적인 준비가 필요하다"며 "재단은 지난 10년간 민간 통일운동의 중심에서 소중한 역할을 해왔다"고 평가했다. 정운찬 전 국무총리는 "통일은 모두가 함께 번영하는 사회로 나아가는 길이며, 상상할 수 있는 미래는 반드시 실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일과나눔 재단은 지난 10년간 총 454억 원을 통일 관련 사업에 지원해 왔다. 국내외 통일 공감대 형성과 확산을 위한 695개 프로젝트에 274억 원, 남북 통합 정책 연구 35건에 11억 원을 지원했다. 또한 북한 및 통일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5개 대학의 박사후 연구원 지원 사업에 7억3000만 원, 장학 기금으로 1억8000만 원을 투입했다.
의료 분야 지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북한 내 다제내성 결핵 환자 치료에 20억 원이 투입됐으며, 탈북민의 사회 정착을 위한 대안학교 9곳에 12억3000만 원, 탈북 청소년 대상 장학 사업에는 총 8억5000만 원이 집행됐다. 이외에도 이미자 장학 사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탈북민 지원이 이어졌다.
1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그동안 재단 운영에 기여한 인사들에게 감사패가 수여됐다. DL그룹 이준용 명예회장과 조선일보 방상훈 회장이 대표 수상자로 선정됐으며, 고액 기부자 21명과 장기 기부자 11명도 함께 수상했다. 여명학교와 북한인권시민연합은 ‘통일나눔상’을 받았다. ‘통일은 온다’를 주제로 한 붓글씨 퍼포먼스와, 기부자 이름을 새긴 벽면 영상을 비롯해 합창 그룹 ‘헤리티지 메스콰이어’의 특별 공연이 진행돼 참석자들에게 감동을 전했다. 이날 오후 5시부터는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 전광판에 통일 캠페인 영상도 송출됐다.
10년 동안 꾸준히 후원을 이어온 장기 기부자는 576명으로, 총 기부액은 8억1185만 원에 이른다. 이 가운데 매달 1000원을 정기 기부한 시민은 58명이며, 최고 금액 기부자는 홍민철 고려용접봉 회장으로 117회에 걸쳐 1억1700만 원을 후원했다. 박선영 진실화해위원회 위원장은 매달 10만 원씩 113회 기부해 1130만 원을 전달했고, 김동녕 한세예스24홀딩스 대표와 조영수 경기대 명예교수 부부는 각각 118회와 117회에 걸쳐 총 2350만 원을 기부했다. 최현만 미래에셋 고문도 10년 전 약정한 대로 매달 1만 원씩 108회 기부를 이어왔다.
이날 행사에는 이중근 대한노인회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오세훈 서울시장, 유정복 인천시장, 정대철 대한민국헌정회 회장 등 정계와 재계, 시민사회의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했다. 김영호 장관을 포함해 정세현, 홍용표 등 역대 통일부 장관들도 자리를 함께하며 초당적 지지를 나타냈다.
통일과나눔 재단은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통일 공감대를 확산시키는 활동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부와 참여의 연결고리를 더욱 강화하고, 민간 통일운동의 중심 축으로서 앞으로의 10년도 의미 있게 채워나갈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