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이재명-김문수, 대선 막판 `리스크 vs 심판론` 격돌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2일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22일 경기 광명시 철산로데오거리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뉴시스

제21대 대통령 선거를 열흘 앞두고 여야 주요 대선 후보들이 마지막 총력전에 나섰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의 도덕성과 사법 리스크, 과거 언행 등을 집중 부각하며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이에 맞서 이재명 후보는 `내란 세력 심판론`을 내세우며 낙관론을 경계하고 진보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김 후보의 안정감을 부각하는 동시에 이재명 후보의 언행과 정책 방향을 문제 삼으며 각종 리스크를 부각하고 있다. 김문수 후보는 "이 후보가 대통령이 되면 정치, 경제, 외교, 안보 전반이 흔들릴 수 있다"고 주장하며, `미군은 점령군`, `커피 원가 120원`, `코스피 5000` 등 이 후보의 과거 발언을 공세의 근거로 제시하고 있다.

최근 보도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김 후보는 "이 후보는 한미일 연합훈련을 `극단적 친일 행위`라고 규정하고, 주한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폄훼한 바 있다"며 "이 후보 집권 시 철수가 현실화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민주당이 추진 중인 `이재명 무죄법`과 관련해 "자신의 범죄를 지우기 위한 셀프 면죄법"이라며, 입법 권력을 통한 사법부 위협 시도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김문수 후보를 중심으로 반이재명 연대를 확대하고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와의 단일화 논의는 물론, 새미래민주당 등 비명계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손학규 전 대표가 김 후보 지지를 선언한 가운데, 윤재옥 총괄선대본부장은 "사전투표 전에 골든 크로스가 실현될 가능성이 크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준석 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신동욱 수석대변인이 "시간이 지날수록 단일화 여론이 커질 것"이라며, 사전투표 전까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 안산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받은 꽃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4일 경기 안산 단원구 안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유세에서 세월호 유가족에게 받은 꽃을 들고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민주당은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내부적으로는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김문수-이준석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과 보수층 결집 흐름이 가시화되며 지지율 격차가 줄어들 조짐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갤럽이 5월 20일부터 22일까지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45%의 지지를 얻었으며, 김문수 후보는 36%로 9%포인트 차이까지 좁혀졌다. 이준석 후보는 10%를 기록했다. 이에 민주당은 `낙관 금지령`을 내리며 내부 단속에 나섰다. 박찬대 상임총괄선대위원장은 캠프 구성원들에게 낙승 발언이나 예상 득표율 언급을 삼가도록 공지했으며, 이 후보 역시 "60% 득표 운운은 역결집을 유도할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이재명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과거와 달리 정책 공약집 공개를 미루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투표일 보름 전 공약집을 발표했지만, 이번에는 큰 틀의 방향만 제시할 뿐 구체적 수치와 목표 제시는 자제하고 있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를 검증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보고 있다.

단일화에 대해서도 이 후보는 비판적이다. 그는 최근 봉하마을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준석 후보는 결국 내란 세력과 손잡을 것"이라고 말하며, 유권자에게는 "헌정 수호 세력과 내란 세력 중 선택해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은 특히 투표율 제고를 위한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보수 진영의 결집 가능성에 대응하기 위해 진보 지지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하는 메시지를 강화하고 있다. 이 후보는 자신의 SNS를 통해 "투표하지 않는 민주주의는 12·3 계엄에 침묵하는 불의와 다르지 않다"며 투표를 호소했다.

결국 이번 대선은 `이재명 리스크`와 `내란 심판론`이라는 양 진영의 대립 구도 속에서 치러지게 됐다. 각 후보 캠프는 지지층 결집은 물론 중도층의 마음을 얻기 위한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유권자들의 선택은 갈수록 신중해지고 있으며, 막판 변수와 단일화 여부에 따라 판세는 언제든 요동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