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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행정부, 주한미군 수천 명 감축 검토

2025 오산 에어파워데이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9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 F-16 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2025 오산 에어파워데이 미디어데이 행사가 열린 9일 경기 평택시 주한미군 오산공군기지에서 미군 F-16 전투기가 전시돼 있다.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행정부가 주한미군 병력을 수천 명 수준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 시간) 미국 국방부 소식통을 인용해 이러한 구상이 내부적으로 논의되고 있다고 전하며, 이는 아시아 내 미국의 동맹국들 사이에서 새로운 안보 불안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WSJ 보도에 따르면, 미국 국방부는 현재 약 4,500명의 주한미군 병력을 철수시켜 괌 등 인도태평양 지역 내 다른 전략 거점으로 이동시키는 계획을 검토 중이다. 이 방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협상 재개를 염두에 두고 비공식 외교 전략의 일환으로 고려되고 있으며, 향후 북한에 제시할 협상 카드로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복귀 이후 주한미군 감축 가능성은 반복적으로 거론되어 왔으나, 이번처럼 정부 내부에서 구체적인 실행 시나리오가 마련되고 있다는 사실이 외부에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WSJ는 이 아이디어가 아직 트럼프 대통령에게까지 공식 보고된 단계는 아니며, 다양한 전략 구상 중 하나로 검토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임기 시절에도 약 2만8,500명 규모의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추진하려 했던 바 있다. 당시에도 유사한 구상이 있었으나, 백악관 내부의 참모진 반대로 인해 실행되지 않았다.

이번 보도와 관련해 미국 국방부는 별도의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피트 응우옌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관련 질문에 대해 병력 감축 여부에는 답하지 않고,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외교 정책을 추진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WSJ는 주한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에 대해 "주한미군은 단지 한반도 방위만을 위한 존재가 아니라, 중국의 군사적 확장을 억제하는 데 있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평가했다. 이어 "병력을 한국에서 철수하되, 인도태평양 지역 내에 계속 주둔시키는 방안은 국방부 내 우려를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며, 괌을 그 대안으로 꼽았다. 괌은 중국군의 직접적인 위협에서는 벗어나 있으면서도 지역 내 군사적 긴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지리적 이점을 갖춘 전략 요충지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감축안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 경우, 미국 의회와 군 내부에서는 반대 여론이 형성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병력의 완전 철수가 아닌 재배치 형식을 택할 경우, 이러한 반발을 일정 부분 완화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향후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그리고 이 결정이 한미 동맹 및 동북아 안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