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서 여야 간의 공방이 고조됐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이 방탄복과 유사한 복장으로 회의장에 등장하면서 촉발된 이번 충돌은 인사청문회가 열리기도 전부터 정치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14일 오전 열린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서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요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탄복을 입고 다닌다”며 “그래서 저도 비슷하게 입어봤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실제로 방탄복과 유사한 옷을 입고 회의장에 나타나 이목을 끌었다.
그는 “이 대표는 스스로를 해치려는 사람이 없는데도 피해자인 척하며 방탄복을 입고 다닌다”며 “최근엔 마치 사제폭탄이 설치된 것 같다는 이상한 제보를 근거로 또다시 방탄복을 착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피해자는 없다. 그는 피해자가 아니다”라고 단언하면서, “오히려 나와 불과 3미터 떨어진 자리에 전직 테러리스트가 앉아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발언은 정의당 출신으로 과거 미국 대사관 폭파 시도 혐의로 실형을 살았던 경험이 있는 의원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곽 의원은 발언을 이어가며 “국민들은 왜 더불어민주당이 대법원에 대해 탄핵을 추진하려는지 의문을 품고 있다”며 “이 후보가 입는 방탄조끼는 사법 피해자라는 프레임을 짜기 위한 일종의 정치적 연출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민주당 박지원 의원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곽 의원이 자신을 이 대표와 같은 ‘체급’으로 착각하는 것은 코미디”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박 의원은 “세계 여러 나라는 퇴임한 정부기관장에게도 일정 기간 차량과 경호를 제공한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자마자 당시 국정원장이었던 저에게 물러나라고 했고, 저도 바로 나왔다. 그러나 지금은 본인이 파면당했으면서도 여전히 경호를 받는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또한 “곽 의원이 일방적으로 특정인을 비난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한덕수 전 총리에 대해서도 철저한 경호가 이뤄졌다”고 언급,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경호나 보호 조치가 특별한 일이 아님을 강조했다.
여야 간 신경전은 회의장 내 플래카드 문제로까지 번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회를 ‘사법 탄압’으로 규정하며, 자신의 좌석에 ‘의회독재 사법탄압’이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부착했다.
이에 법사위원장인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국회법 제148조에 따라 회의에 방해가 되는 물건이나 음식물을 반입해서는 안 된다”며 “해당 플래카드를 제거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측은 “이게 어떻게 회의에 방해가 되느냐. 명확히 설명해보라”고 맞섰다. 또 “민주당도 과거에 플래카드를 많이 붙이지 않았느냐”며 이중잣대를 문제 삼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