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제21대 대통령 선거 공식 후보 등록일인 11일, 당내 갈등 수습과 화합을 위한 본격적인 통합 행보에 착수했다. 김 후보는 이날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회동하고 선거대책위원장직을 제안하는 한편, 당 지도부와의 갈등 해소를 위한 메시지를 연이어 내놓았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경기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를 방문해 대선 후보 등록을 마쳤다. 등록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그는 전당원 투표 부결을 언급하며 "복잡하고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지켜낸 당원들 덕분에 놀라운 기적이 일어났다"며 깊은 감사를 전했다. 당 지도부의 교체 시도에도 불구하고 당원들의 지지를 바탕으로 후보 자리를 지켜낸 데 대한 평가로 풀이된다.
이어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이 후보 교체 시도 후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서는 사퇴를 만류하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대통령 후보가 선출되면 비대위원장은 자동으로 물러나는 것이 일반적인 관례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았다"며 "그간의 헌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반면, 다른 지도부 인사들에 대해서는 책임을 묻기보다는 통합을 강조하며 "선거가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과거에 연연하기보다, 광폭의 빅텐트를 통해 모두가 하나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앞서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출했던 `대통령 후보 선출 취소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자진 취하하며 화합의 의지를 실천에 옮겼다. 그는 별도의 입장문을 통해 "이제는 화합과 통합의 시간"이라며 "더 위대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전 10시에는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한덕수 전 총리와 만났다. 김 후보는 한 전 총리에게 선대위원장직을 제안하며 "여야를 아우르는 통합력을 함께 실현하자"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는 "이번 선거에서 반드시 이겨야 하며, 김 후보를 중심으로 뭉쳐야 한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공식 수락 여부는 실무 협의를 거쳐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후보는 당 사무총장직에도 변화를 줬다. 중재자 역할을 했던 박대출 의원을 새 사무총장으로 내정하며 통합 메시지를 구체화했다. 앞서 김 후보는 이양수 의원 대신 장동혁 의원을 기용하려 했으나 무산된 바 있어 이번 인선은 전략적 결속을 염두에 둔 결정으로 해석된다.
오후 3시에는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대선 승리를 위한 당의 단결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김 후보가 후보 지위를 회복한 이후 처음 참석한 의원총회였다. 김 후보는 앞서 9일 의원총회에서 지도부의 단일화 요구를 거부하면서 당내 갈등이 공개적으로 표출된 바 있다. 당시 권영세 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은 이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대단히 실망스럽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김 후보의 이번 행보는 당내 균열을 봉합하고 본격적인 선거 체제를 가동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그의 통합 전략이 국민의힘 내부 결속을 얼마나 이끌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