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후보 캠프가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공식 발표한 가운데, 정작 홍 전 시장은 이를 부인하고 나섰다. 홍 전 시장은 선대위 직책을 맡지 않겠다는 입장을 직접 밝히며, 양측 간 엇갈린 발표에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준표 전 시장은 9일 뉴시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나는 이미 탈당까지 한 사람인데, 도대체 무엇을 맡는다는 것이냐"며 선대위 합류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나는 예정대로 내일(10일) 출국해 미국으로 간다"고 말해, 캠프 측이 밝힌 역할 수락과는 정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김문수 후보 캠프는 이날 오전 언론 공지를 통해 홍 전 시장을 중앙선대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임명했다고 발표했다. 공지문에서는 홍 전 시장이 미국으로의 출국 일정을 변경하고 김문수 후보의 선거 승리를 위해 직책을 수락하기로 했다고 밝히며, 양측 간 협의가 이뤄진 것처럼 전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홍 전 시장은 같은 날 오후 입장을 내고, 김 후보의 요청을 받기는 했지만 분명히 고사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문수형이 직접 전화해서 맡아달라고 했지만, 내가 `하기 어렵다`고 이미 답했다”며, 이번 임명 발표에 대해 다소 당혹스러움을 드러냈다. 이어 “(김 후보가) 오죽 답답했으면 그러셨겠느냐”고 말하며, 김 후보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언급하는 데 그쳤다.
이로써 김문수 후보 캠프가 밝힌 ‘상임선대위원장 수락’ 내용은 홍 전 시장의 발언으로 인해 사실상 부정된 셈이 됐다. 공식 임명 발표와 당사자의 정면 반박이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이어지면서, 양측 간 소통 혼선 혹은 정치적 해석의 차이가 있었던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홍준표 전 시장은 국민의힘에서 이미 탈당한 상태이며, 현재는 무소속 신분이다. 그는 지난 지방선거 이후 대구시장직에서 물러났고, 이후 활발한 정계 활동보다는 개인 행보에 집중해왔다. 미국 방문 일정 역시 이전부터 예정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