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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대 대법원장, 재판소원 허용법·대법관 증원법 강력 반대… “국민에 엄청난 피해 우려”

조희대 대법원장
조희대 대법원장. ©뉴시스

조희대 대법원장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한 재판소원 허용법(헌법재판소법 개정안)과 대법관 증원법(법원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그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가 가는 문제”라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법 왜곡죄 도입법(형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사법질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조 대법원장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문 출근길에 취재진과 만나 관련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전날 국회 법사위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 허용법이 가결된 직후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이다.

◈“헌법 질서의 큰 축… 공론화와 숙의 필요”

조 대법원장은 재판소원 허용법과 대법관 증원법에 대해 “여러 차례 말씀드린 것처럼 이 문제는 헌법과 우리 국가 질서에 큰 축을 이루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충분한 공론화와 숙의를 거쳐 결정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 왔다”고 강조했다.

그는 “그 결과가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대법원은 국회와 계속 협의하고 설득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사법부 수장으로서 입법 과정에 대한 우려를 재차 드러낸 발언으로 해석됐다.

법 왜곡죄 도입법에 대해서도 같은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조 대법원장은 “사법질서나 국민에게 큰 피해가 갈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 부분 역시 계속 협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직 최종 종결 아냐”… 의견 전달·협의 방침

조 대법원장은 ‘막을 방법이 없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에 대해 “아직 최종적으로 종결된 사안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어 “대법원의 의견을 모아 전달하고, 국회와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재판소원 허용법과 대법관 증원법이 법사위를 통과했지만, 본회의 의결 절차가 남아 있는 만큼 사법부의 공식 의견을 적극적으로 개진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됐다.

전날 법사위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대법관 증원법과 재판소원 허용법이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이에 항의하며 표결에 불참했다. 법 왜곡죄 도입법은 본회의 표결만을 남겨둔 상태다. 민주당은 이달 안에 해당 법안을 본회의에 상정해 처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대법관 증원법·재판소원 허용법 주요 내용

대법관 증원법은 현재 14명인 대법관 수를 26명으로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건 적체 해소와 상고심 심리 충실화를 명분으로 제시하고 있으나, 사법 체계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한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재판소원 허용법은 대법원 상고심 등을 거쳐 확정된 법원 판결이라 하더라도, 헌법재판소 결정 취지에 반하거나 적법 절차를 위반해 기본권을 침해한 경우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실상 확정판결에 대한 헌법적 통제 범위를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사법 구조의 변화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법 왜곡죄 도입법은 수사·기소·재판 과정에서 법리를 왜곡한 판사나 검사 등을 처벌하는 형벌 조항을 신설하는 내용이다. 해당 법안 역시 사법권 독립과 책임 범위에 대한 논의를 촉발하고 있다.
조 대법원장이 재판소원 허용법과 대법관 증원법, 법 왜곡죄 도입법에 대해 연이어 우려를 표명하면서, 관련 법안의 본회의 처리 과정에서 사법부와 입법부 간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