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천지의 정교유착 의혹을 수사 중인 합동수사본부가 이만희 총회장이 조세 포탈 등 검찰 수사를 무마하기 위해 법조계와 정치권에 접촉하려 한 정황을 담은 통화 녹취록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됐다. 수사팀은 교단 핵심 인사들 사이에서 오간 대화를 토대로 실제 로비 시도가 있었는지와 함께 금품 제공 여부 등 위법성이 있었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합수본은 최근 교단 전직 간부들을 통해 고동안 전 총회 총무가 교단 관계자와 나눈 통화 녹취록을 확보했다. 수사팀은 이 녹취록을 분석한 결과, 과거 교단 내 ‘2인자’로 불렸던 고 전 총무와 이만희 총회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희자 한국근우회 회장이 수사 무마를 목적으로 법조계에 접촉하려 했다고 보고 있다.
◈수원지검장 접촉 거론된 통화 내용
확보된 녹취록에 따르면 고 전 총무는 2021년 6월 9일 한 교단 관계자와의 통화에서 “이 총회장이 이희자 회장에게 전화해 A 의원을 통해 수원지검장을 움직여보라고 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이어 A 의원을 만나 수원지검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지를 확인한 뒤, 가능하다면 조세 포탈 사건을 무마해 달라는 요청을 정리해보자는 논의가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튿날에는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 김모씨를 통해 수원지검장에게 실제로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여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언급도 나왔다. 합수본은 이러한 대화를 이만희 총회장 관련 수사를 무마하기 위한 접촉 경로를 다각도로 모색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검사·정치권 인맥 활용 논의 정황
녹취록에는 조세 포탈 사건을 담당하는 검사들의 상황을 언급하며 접근 전략을 논의한 대목도 포함돼 있다. 고 전 총무는 담당 검사가 바쁜 상황임을 거론하며, 새로 부임할 부장검사와 친분이 있는 인물을 찾아 접근하면 유리한 결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2022년 이만희 총회장과 결별한 김남희씨의 내부 폭로가 이어지자, 담당 검사가 여성 검사라는 점을 언급하며 특정 변호사를 통해 대응하겠다는 취지의 발언도 녹취에 담겼다. 이 밖에도 구윤철 당시 장관과의 면담 추진, 이희자 회장을 통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측 접촉 언급 등 정치권 인맥을 활용하려 한 정황도 추가로 확인됐다.
◈로비 조직 ‘상하그룹’ 통한 접촉 의혹
수사팀은 고 전 총무와 이희자 회장이 2020년 결성된 것으로 알려진 로비 조직 ‘상하그룹’을 통해 이만희 총회장의 보석 문제와 조세 포탈 사건 수사 무마를 위해 정계와 법조계를 폭넓게 접촉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특히 상하그룹에서 활동한 것으로 알려진 부장검사 출신 김씨는 2021년 6월 이만희 총회장에게 로비 관련 문건을 전달하며 외부 노출을 경계하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인물은 녹취록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연결 고리로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본은 현재 녹취록에 담긴 내용을 토대로 사실관계를 정리한 뒤, 실제 수사 무마 시도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는지를 포함해 추가 수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만약 교단 자금이 로비에 사용되거나 전관 변호사를 통해 부당한 수사 개입이 이뤄졌을 경우, 횡령이나 변호사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부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금품 제공이나 부당한 청탁을 통해 수사에 영향을 미쳤다면 변호사법 위반이 성립할 여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