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7일 오후 단독 회동에 나선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덕수 예비후보 측이 김 후보에게 단일화를 압박하는 가운데, 양측이 어떤 합의점을 도출할 수 있을지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 후보는 전날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7일 오후 6시 한 후보와 단독 회동을 갖기로 약속했다”며 “이 만남은 후보인 내가 제안한 것이며, 단일화와 관련한 불필요한 논쟁은 이제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회동 제안을 직접 주도한 점을 강조하며 단일화 논의의 중심에 자신이 있음을 분명히 했다.
한덕수 예비후보 측도 같은 날 언론 공지를 통해 “두 후보가 7일 오후 6시에 만남을 가질 예정”이라며 회동 사실을 확인했다. 이어 “한 후보는 언제든 단일화 논의에 열려 있으며, 단일화 방식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측에 일임하겠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김문수 후보는 단일화 문제와 관련해 당 지도부의 개입을 강하게 경계하며 단독 주도권을 선언했다. 그는 “당이 추진 중인 여론조사는 불필요하며, 당의 화합을 해치는 행위”라며 “즉시 중단돼야 한다. 단일화 논의는 이 시각부터 전적으로 대선 후보가 주도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앞서 7일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전 당원을 대상으로 단일화 찬반을 묻는 여론조사를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김 후보의 강한 반발이 나오자 당 지도부도 입장을 고수하며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전날 밤, 김문수 후보의 서울 관악구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시간이 매우 촉박한 상황이다. 내일 단일화 합의가 이뤄지면 좋겠지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당원들의 뜻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여론조사를 예정대로 강행할 뜻을 밝혔다.
단일화 논의를 위한 의원총회도 이날 열릴 예정이지만, 김 후보의 참석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그는 당 지도부의 압박에 반발해 일정을 중단한 상태로, 지도부 요청에도 회의장에 모습을 드러낼지는 미지수다.
당 안팎에서 김문수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은 수면 위로 드러난 상태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전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당무 우선권을 말하기 전에 국민과 당원에게 한 약속이 먼저”라며 김 후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는 “당원과 국민은 김 후보가 한덕수 후보를 먼저 찾아가겠다는 약속을 믿고 지지한 것”이라며 “지금 그 신의를 저버린다면, 이는 당원과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며, 우리는 더 이상 신뢰받을 수 없게 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같은 날 경북 경주시의 APEC 정상회의 준비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이 대통령 후보에 대한 지원을 거부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당 지도부의 전당대회 및 전국위원회 소집 등을 겨냥했다. 그는 “이는 정당한 후보를 끌어내리려는 시도”라며 “경선을 세 차례나 치른 이유가 무엇인지 되묻고 싶다. 대선 후보로서 모든 일정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권 위원장과 권 원내대표는 지역 일정 중인 김 후보를 직접 찾아가 단일화 관련 논의를 시도했지만, 김 후보가 상경하면서 만남은 불발됐다. 이후 권 원내대표가 김 후보 자택까지 방문했지만, 이 또한 성사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