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 안에서 절기는 여전히 논쟁적인 주제다. 어떤 교회는 교회력을 적극적으로 도입하지만, 또 다른 교회는 이를 형식주의나 전통주의로 경계한다. 절기를 지키는 것이 과연 성경적인가, 모든 절기를 동일하게 다루어야 하는가, 절기 설교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 <절기와 설교, 하나님을 배우다>는 이러한 질문 앞에서 한국 교회의 현실을 정직하게 직시하며 출발한다.
이 책은 절기를 단순한 행사나 관습의 차원에서 다루지 않는다. 저자는 모든 절기가 동일한 신학적 비중을 갖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며, 구속사의 중심에 놓인 절기와 목회적 필요에 따라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절기를 구분해 제시한다. 이를 통해 절기를 ‘지켜야 할 의무’나 ‘버려야 할 전통’이 아니라, 복음의 핵심 사건을 기억하고 선포하는 신앙의 시간으로 재위치시킨다.
<절기와 설교, 하나님을 배우다>의 특징은 절기를 구약적 기원, 신약적 성취, 그리고 교회사적 전개라는 통합적 구조 안에서 설명한다는 점이다. 구약의 절기가 지녔던 본래의 의미, 신약에서 그리스도를 통해 성취된 절기의 본질, 그리고 2천 년 교회 역사 속에서 형성된 예배와 실천의 전통을 함께 살핌으로써, 절기를 단절이나 반복이 아닌 ‘연속성과 불연속성’의 관점에서 이해하도록 이끈다.
특히 저자는 구약의 절기를 단순한 폐지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다. 절기의 형식은 사라졌지만, 그것이 가리키던 복음의 본질은 신약에서 더욱 풍성하게 드러났다는 점을 강조한다. 절기를 지키지 않더라도, 절기가 증언하던 구속의 메시지는 오늘의 설교 속에서 더욱 분명하게 선포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이 주목받는 또 하나의 이유는 절기 설교를 이론에만 머물게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실제 절기 설교를 함께 수록해, 절기의 신학이 어떻게 강단의 언어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를 통해 설교자는 절기를 ‘이해하는 단계’를 넘어, 절기를 실제로 ‘설교하는 길’로 안내받는다.
또한 저자는 절기 설교를 연간 설교 계획과 유기적으로 연결한다. 한 해 전체를 한 번에 설계하려 하기보다, 절기를 기준으로 단기 계획을 세우고 이를 연결해 가는 방식이 현실적이며 목회적으로도 유익하다고 제안한다. 절기 설교는 설교의 단조로움을 낳는 반복이 아니라,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이며 청중을 영원한 진리 위에 세우는 사역이라는 점도 분명히 한다.
<절기와 설교, 하나님을 배우다>는 교회력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거나 무조건 거부하는 양극단을 넘어, 성경과 교회 역사, 그리고 실제 목회 현장을 함께 고려한 균형 잡힌 길을 제시한다. 절기를 통해 교회의 신앙 리듬을 회복하고, 설교와 목회를 구속사적 흐름 안에서 정돈하고자 하는 목회자와 신학생에게 이 책은 실천적 신학서로서 중요한 길잡이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