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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당 지도부 갈등 격화... 단일화 시계는 `촉박`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 입장하고 있다. ©뉴시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보수 진영 단일화를 둘러싼 양측의 시각차가 표면화되며, 대선을 불과 한 달 앞둔 상황에서 국민의힘 내부는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후보는 5일 입장문을 통해 한덕수 무소속 예비후보와의 단일화를 추진하기 위해 중앙선대위 내에 단일화 추진기구 설치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는 "단일화는 반(反)이재명 전선을 구축하고 보수 진영의 단일 대오를 형성하기 위한 것"이라며, 한 후보뿐 아니라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이낙연 새로운미래 상임고문까지 포함하는 `빅텐트 연대` 구상을 공개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단일화를 둘러싼 당 지도부의 미온적 태도에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당헌 제74조에 따라 대통령 후보는 당무우선권을 행사할 수 있음에도 지도부는 이를 보장하지 않고 있다"며 "지명한 장동혁 의원의 사무총장 임명 요청이 사실상 거부된 것은 명백한 당헌·당규 위반"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이양수 사무총장은 즉각 반박했다. 그는 "당무우선권은 후보의 전권을 의미하지 않으며, 모든 결정은 당내 민주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과거에도 후보의 요청을 존중하되 절차에 따라 결정한 전례가 있다"며 김 후보의 일방적 주장을 비판했다.

이날 갈등은 국민의힘 의원총회에서도 이어졌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는 김 후보를 향해 단일화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권 위원장은 "남은 시간이 많지 않다. 4~5일 안에 단일화를 마무리해야 한다"며 "국민 신뢰를 받지 못하는 단일화는 승리를 담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김 후보가 경선 과정에서 밝힌 단일화 약속을 언급하며, 그 다짐을 잊지 말라고 지적했다.

권 원내대표도 "이제는 각기 흐르던 물줄기들이 하나의 강물로 모여야 할 때"라며 보수 진영의 결집을 강조했다. 그는 "빅텐트에 동의하는 후보들부터 신속히 단일화를 이뤄야 하고,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기 전까지 단일화는 반드시 성사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내에서는 오는 10~11일 후보 등록 마감일 이전이 1차 마지노선이 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이후에는 투표용지 인쇄가 시작되는 25일이 사실상 최종 시한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문수 후보와 당 지도부 간의 갈등이 어떻게 정리되느냐에 따라 보수 진영의 대선 전략과 구도가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