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진웅(49·본명 조원준)의 소년범 전력이 드러난 뒤 은퇴 선언으로 사태가 커지는 가운데, 여권 일부에서 ‘철없는 시절의 실수’, ‘장발장’에 비유하며 감싸는 발언을 내놓자 법조계에서 강한 반발이 나왔다. 대한변호사협회 수석 대변인 하서정 변호사는 “강도, 강간을 실수로 하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중범죄 미화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하 변호사는 지난 10일 뉴시스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조진웅의 과거를 두둔하는 여권의 반응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무리 철이 없다 한들 강도·강간 같은 중범죄를 저지를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이런 범죄는 돈과 욕정 같은 것으로 타인의 인격을 말살하는 행위로, 실수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무겁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조진웅이 어떤 행위를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죄목만 놓고 보면 어린 시절 철없음으로 넘어갈 수 없는 수준의 중범죄”라며 “국민이 분노한 이유도 그 부분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변호사는 특히 방송인 김어준이 조진웅을 장발장에 비유한 것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장발장은 어린 시절 잘못을 저질렀지만 이후에는 진정으로 달라진 삶을 살았다”며 “조진웅은 다른 소년원 출신들과 비교해도 매우 좋은 ‘세컨드 찬스’를 받았음에도 폭행, 음주운전 등 범죄를 다시 저질렀고, 국민을 속이는 행위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갱생 실패로 볼 수밖에 없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태도는 반성을 하지 않았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논란은 지난 9일 김어준이 자신의 방송에서 조진웅을 옹호한 데서 시작됐다. 김어준은 “소년범이 훌륭한 배우로 성장하는 스토리는 우리 사회가 용납하지 못하는 것인가”라며 “그가 문재인 정부 시절 활동한 탓에 누군가 의도적으로 작업을 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동시에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검은 배경에 ‘조진웅이 이순신이다’, ‘We are Woong’, ‘제2의 인생 보장 위원회’ 등 문구가 적힌 포스터 이미지가 확산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논조가 양분되며 조진웅 은퇴에 대한 다양한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사건의 단초는 지난 5일 연예 매체 디스패치 보도였다. 해당 보도에 따르면 조진웅은 고등학교 시절 차량 절도와 성폭행 등 중범죄로 소년보호처분을 받아 소년원에 송치된 바 있다. 21년간 이를 숨기고 활동해 왔다는 사실이 공개되면서 비판이 거세졌고, 조진웅은 결국 활동 중단을 선언했다.
여권 성향 인사들의 옹호 발언으로 논란은 더욱 확산되는 분위기다. 법조계는 물론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중범죄를 실수로 미화할 수 없다”는 의견이 적지 않아 향후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