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이 2026년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을 위한 핵심 단계인 2단계 완전운용능력(FOC)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 검증이 내년 중 마무리될 경우,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이 현실화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14일 국방부가 공개한 제57차 한미안보협의회의(SCM) 공동성명에 따르면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계획(COTP)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양측은 전작권 전환이 “합의된 조건 충족을 전제로 체계적·안정적·능동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올해 공동평가에서 준비태세와 핵심능력 확보에 진전이 있었다는 데 공감한 양국은, 향후 조건 충족을 가속화하기 위한 능력 획득 로드맵을 발전시키기로 했다. 양 장관은 “전작권 전환은 한국군의 자주적 방위능력과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한층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작권 전환은 ▲최초작전운용능력(IOC) ▲완전운용능력(FOC) ▲완전임무수행능력(FMC) 등 3단계를 거치며, 현재 FOC 검증이 진행 중이다. 1·2단계가 정량평가 중심이라면, 마지막 FMC 단계는 정성평가로 이뤄지며 한미 정상이 의견을 일치하면 전환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2027년 FMC 검증에 돌입할 경우 현 정부 임기 내 전작권 전환 완료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안 장관은 SCM 브리핑에서 “한미는 2026년 미래연합사 FOC 검증을 추진하기로 했다”며 “임기 내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을 위해 실질적 협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역시 “전작권 문제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충분히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동맹의 현대화를 위한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재확인했다. 안 장관은 국방비를 GDP 대비 3.5%까지 증액하려는 계획을 설명했고, 미측은 이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CM에서는 주한미군의 역할과 역내 억제태세 강화도 주요 의제로 논의됐다. 양 장관은 주한미군이 지난 70여 년간 한반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해 온 점을 강조하며, 전력과 태세를 지속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기존 공동성명에 포함됐던 ‘현재 전력 수준 유지’ 문구가 빠지며 규모 조정 가능성이 제기됐으나, 국방부는 “큰 틀에서 변화가 없다”고 설명했다.
공동성명에는 ▲한반도 비핵화 노력 ▲유엔군사령부 역할 재확인 ▲한미 연합연습·훈련 실효성 강화 ▲한미일 3국 안보협력 확대 ▲함정 건조 협력 가속화 ▲주한미군기지 이전·반환 등도 포함됐다.
안 장관은 “한미 정상 간 합의한 핵추진 잠수함 건조 협력을 적극 추진하겠다”며 “함정 건조 협력을 위한 제도적 기반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한미는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급변하는 안보환경에 대응하며 미래형 포괄적 전략동맹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미는 제58차 SCM과 제51차 한미군사위원회(MCM)를 2026년 워싱턴 D.C.에서 개최하기로 합의했다. 한편, 제57차 SCM 공동성명은 관세·안보 조인트 팩트시트 발표 일정과 조율되며 이날 함께 공개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