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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사임 발표… “대한민국, 다시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임을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1일 공식적으로 사임을 선언했다. 이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탄핵 소추되면서 권한대행으로 직무를 수행한 지 139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기각하며 총리직에 복귀한 지 39일 만이다.

한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4시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에서 “저는 이제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직을 내려놓습니다”라며 “오랫동안 고뇌하고 숙고한 끝에, 이 길밖에 없다면 가야 한다고 결심했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 입문 이후 50여 년간 경제 현장에서 국가 발전에 헌신해온 자신의 여정을 돌아보며 “대한민국이 이만큼 성장한 것은 우리 국민 한 분 한 분의 피땀과 눈물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그 여정에 저의 노력이 보탬이 되었다면 그것이 제 인생의 보람이고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부족한 저에게 국가를 위해 일할 기회를 주신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대한민국이 직면한 현실에 대해 그는 “세계 10위권의 한국 경제가 G7 수준으로 도약할지, 아니면 정체에 머무르다 뒤처질지는 우리 손에 달려 있다”며 “정치 역시 협치로 나아갈지, 극단의 정치에 빠질지의 기로에 서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우리는 여기서 멈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절박한 위기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또 “표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하는 경제 정책으로는 대외 협상에서 국익을 지킬 수 없고, 산업 경쟁력도, 지역 경제도 지킬 수 없다”며 “극단의 정치를 버리고 협치의 기틀을 세우지 않으면, 누가 집권하더라도 분열과 갈등은 반복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국제 통상 환경과 지정학적 위기, 국내 정치 양극화의 현실도 언급하며 그는 “대한민국은 수출로 성장했고 안보가 생명인데, 지금 통상 질서와 안보 환경 모두 한 치 앞을 예측하기 어렵다”며 “우리 사회는 수년째 진영의 수렁에 빠져 합리적인 논의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사임 배경에 대해 한 권한대행은 “중책을 완수하는 길과 더 큰 책임을 지는 길, 두 갈래 길이 놓여 있었고 저는 후자를 선택했다”며 “저 한 사람의 진퇴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 모두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국가를 위해 제가 옳다고 믿는 길을 지금 이 순간에도, 그리고 앞으로도 어떤 변명도 없이 끝까지 가겠다”고 덧붙이며 담화를 마무리했다.

한덕수 권한대행의 사임에 따라, 오는 6월 3일 조기 대선으로 새로운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까지 약 한 달 동안 대통령 권한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대행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