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느끼는 경제 상황이 최근 6년 사이 가장 부정적으로 악화된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트리플라잇㈜이 6일 발표한 ‘2025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경제 체감지수는 조사 이래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CSES는 SK그룹이 설립한 연구재단으로, 최태원 회장이 이사장을 맡고 있다.
조사 결과, 국가 경제에 대한 평가는 2020년 5.13점(10점 만점)에서 2025년 3.88점으로 하락해 조사 시작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는 국민 다수가 현재 경제 상황을 비관적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 행복 수준은 지난해 6.54점으로 최고점을 찍었으나 올해 6.34점으로 낮아지며 3년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반면 사회문제가 삶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력은 2020년 6.54점에서 2025년 6.97점으로 상승해, 역시 조사 이래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보고서는 이에 대해 “한국 경제가 단기적 위기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국민들의 심리적 불안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며 “경제, 사회, 삶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부정적 인식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상황에서 신뢰와 심리 회복이 절실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사회적 관계의 약화가 두드러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변에 의지할 사람이 전혀 없다’고 답한 비율이 지난해 4.1%에서 올해 9.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국민 10명 중 1명이 사회적 고립감을 느끼는 셈이다. 연구진은 “경제적 비관과 외로움이 심화될수록 사회 불만이 커지고, 환경 문제나 기후 위기 같은 장기적 이슈에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경제적 지위에 따른 인식의 차이도 뚜렷했다. 자신을 ‘하위층’이라고 인식한 응답자는 ‘소득 및 주거 불안’, ‘고용 및 노동 불안정’ 등 경제 문제를 가장 심각한 사회문제로 꼽았다. 반면 ‘중산층 이상’으로 답한 국민은 ‘환경오염과 기후변화’, ‘자연재해’를 주요 우려 요인으로 지목했다. 이는 경제적 안정 수준에 따라 사회문제 인식의 방향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보고서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 성장과 사회문제의 상관성을 수치로 제시한 ‘지속가능성 맵(Sustainability Map)’을 도입했다. 주요 산업별 30대 기업의 최근 2개년 지속가능보고서를 분석해, 사회적 효과와 경제적 효과를 기준으로 4개 영역으로 구분했다. 연구진은 “기업이 사회문제 해결에 기여할수록 장기적인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인이 바라본 사회문제’ 조사는 2020년부터 매년 진행돼 올해로 6년째를 맞았다. 이번 조사는 전국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보고서는 “한국 사회가 경제적으로 회복세를 보이더라도 국민이 체감하는 삶의 질과 신뢰는 여전히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며 “지금의 한국 사회에는 수치상의 성장보다 국민 마음의 ‘심리적 경기 회복’이 더 절실하다”고 결론지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