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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한미 관세협상 MOU 서명 시점에 “시간이 걸릴 것”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2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 CNN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

이재명 대통령이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에서 미국과의 관세협상 양해각서(MOU)에 서명하기까지 시간이 더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CNN 인터뷰에서 “조정과 교정에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며 협상 타결까지의 과정이 간단하지 않음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오전 공개된 CNN 인터뷰에서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미 통상 협상이 타결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시간이 조금 걸릴 것 같다”고 답했다. 인터뷰는 지난 22일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발언은 협상 서명이 APEC 기간 내 이뤄질 가능성이 낮음을 암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9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방한해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한미 정상회담과 미중 정상회담 등 주요 외교 일정을 소화할 계획이지만, 한미 관세 MOU가 이번 회의 기간 중 서명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이 대통령이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언급한 만큼 이번 회담에서는 세부 조율과 원칙 확인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합리성을 믿는다”며 “두 나라가 합리적인 합의에 이르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에 대해 미국 내에서도 비판 여론이 있다는 CNN 기자의 언급에 대해서는 “우리는 동맹이며 모두 상식과 합리성을 갖고 있다”며 “결국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합리적인 결과에 이를 것이라 믿는다”고 답했다.

한편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최근 미국 워싱턴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과 ‘3500억 달러 투자’ 관련 협상을 진행한 뒤 지난 19일 귀국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이 여전히 “조정과 교정이 필요하다”고 언급한 점에서, 한미 간 협상은 막바지 단계에 이르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김 실장은 22일(현지시간) 다시 미국으로 출국해 러트닉 장관과 약 2시간 동안 협상을 진행한 뒤 “일부 진전이 있었지만, 아직 막바지 단계는 아니다”며 “협상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한 경주 APEC 회의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회동 가능성에 대해 “크지 않지만, 북미가 전격적으로 만날 수 있다면 전적으로 환영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평화를 이루길 원한다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내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맡아달라고 청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김정은 위원장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묻는 질문에는 “상대를 만나 대화하는 것이 많은 문제를 해결하는 첫 출발점이 될 것이라 말하고 싶다”고 답하며, 대화와 외교를 통한 한반도 평화 정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