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원은 11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최근 중국 전승절을 계기로 한 방중에서 정상국가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연출하는 데 성과를 거둔 것으로 자평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김 위원장의 딸 김주애가 동행한 것은 4대 세습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했다.
여야 정보위원회 간사인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성권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정원의 현안보고 내용을 전하며 “김 위원장은 다자외교 무대 데뷔와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며 일정 부분 성과를 거둔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전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동등한 수준의 예우를 받으며 미국 중심 일극 체제에 맞서 다극화 구도 속에서 북한이 중국·러시아와 함께하는 모습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또 “벨라루스 대통령을 북한에 초청하고 전승절 열병식에서 다른 정상들과 교류하며 고립된 국가가 아니라는 이미지를 부각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성과에는 한계도 드러났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북중, 북러 회담에서 구체적 정책 협의 플랫폼 구축은 진전이 없었다”며 “김 위원장의 ‘호혜적 경제협력 심화’ 발언을 중국이 공개했으나 북한은 공개하지 않은 점은 중국의 미온적 반응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서는 “김 위원장은 동맹 장기화를 언급했지만 푸틴 대통령은 북러 관계 미래를 거론하지 않고 김정은 방러 일정에만 집중했다”며 성과가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를 덧붙였다.
국정원은 김주애 동행과 관련해 “세습을 염두에 둔 혁명 서사 구축”이라고 해석했다. “공개 행사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대사관 체류, 언론 노출 회피에도 불구하고 후계자 입지를 다지는 효과가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른 자녀들에 대해서는 “장애가 있거나 해외 유학 중이라는 설은 신빙성이 낮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김 위원장이 방중 전후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관련 시설을 방문한 점은 “미국과의 협상력 강화와 핵전력 고도화를 노린 행보”라고 평가했다. 건강 상태에 대해서는 “초고도비만으로 계단을 오를 때 숨이 가빠지는 경우가 있지만 심박과 혈압은 정상 범위”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김주애의 생체 정보 노출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별히 관리하는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국정원은 종합적으로 “김정은이 유리한 대외환경을 기반으로 향후 공세적 행보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